21. 6. 10 네팔 출발 D-9 여행은 즐거워♥

 
    기차를 타고 부산에 내려가는 중입니다. 휴 아깐 하마터면 차편을 놓칠 뻔 했다니깐요. 아침에 침대에서 한참을 뭉기적뭉기적거렸거든요. 사실 처음 딱- 눈을 떴을 땐 8시도 채 안 되었어요. 누구나 자고 있어야 할 이른 새벽이었죠.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듯이 제 혼자 쨍알쨍알거리며 잠을 깨우려는 알람시계가 어찌나 밉던지. 밉상 지기는 녀석을 멀리 집어던지고, 폭닥한 배게에는 머리를 묻고 부비거리며 다시 행복한 단잠에 빠졌답니다. 잠깐 졸았을까.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시계가 9시를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전 포용력이 넓은 사람이니까 스스로에게 아주 조금의 관용을 베풀어 주었어요 핫핫. 침대에서 뒹굴뒹굴 구르기도 하고, 두 팔을 넓게 펴서 시체마냥 침대에 널부러지도 하면서 아침의 나태함을 만끽했죠. 그렇게 빙빙빙거리다가 씻고 나왔는데 세상에 그새 9시에서 9시40분이 된 겁니다. 집에서 서울역까진 적어도 한 시간은 걸리니까 10시 40분 기차를 타려면 당장 출발했어야 하던거죠머리를 말리다 말고 짐을 대충 챙겨 뛰쳐 나갔습니다. 눈에 보이는 버스를 바로 잡아타고 입구역까지 갔어요. 밀려드는 긴장감에 무척 허둥지둥했습니다. 입구역부터 지하철을 타고가면 시간 상 기차에 못 오를 것이 분명한데, 택시를 타야하나 지하철을 타야하나 버스에서 내리기 전까지 고민하고 있었으니깐요. 결국 어떻게어떻게 제시간에 기차를 타기는 했어요. 왠지 찝찝한 것이 도중에 무얼 깜빡하고 두고 온 기분입니다

     기차가 덜컹거리며 철길을 따라 뻗어나갑니다. 읽으려고 들고 온 책을 펼치기는 했는데 집중은 안되고 그저 차창 밖을 내다봅니다. 마음만 먹으면 편할 수 있었던 월요일 아침을 정신 없이 보내고 나서 괜스레 걱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10일 밖에 남지 않은 네팔 여행 준비도 게으름 때문에 이런 식이 되어버리면 곤란하지 말입니다. 시간이 많을 때는 늦장부리다가 시간이 촉박해지면 수선을 떨면서 빨리빨리 대충대충 일을 처리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이 또 있을까요. 사실 나름의 스릴이라는게 있기는 한데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긴장과 흥분의 절정이랄까나 네팔 여행은 혼자 가는 게 아니니까저 말고도 책임져야 할 다른 캠퍼들이 있으니까 뭐 그게 문제인거죠

    생각난 김에 바로 캠퍼들에게 연락을 돌렸어요. 형수한테는 글로벌 로밍 정보와 마술을 알아봐달라고 했어요. 어제 미처 얘기를 끝내지 못한 소윤이한테는 난타 연습실을 잡아달라고 했구요. 아 그리고 스포츠티 관련해서 혜령이와 누군가한테 연락해야 하는데, 그 누군가가 기억나지를 않네요. 단체티 맞추는 것 때문에 연락이 온 석동이도 모른다고 하니 그냥 혜령이한테 맡겨둘 수 밖에요. 다들 자신이 맡은 일에 열성입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더 많은 일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모양새입니다. 이거 어설프게 리더 노릇하다가 쿠사리 먹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많이 부지런해져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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